세계의 항공병기

사실상 기술실증기 수준, MiG -9

헬프유 2023. 4. 23. 01:14

MiG-9


미그 설계국 최초의 제트전투기이자 사실상 소련 최초의 실용 제트기로, 1946년에 등장했습니다. 원래 MiG-9라는 제식명칭은 MiG-3의 개량형인 I-210에 붙여질 예정이었으나 I-210 프로젝트가 폐기되어 지금의 기종에 이름이 붙었습니다.
소련은 이미 1938년도에 세계에서 세번째로 터보제트 엔진을 개발하고, 1941년도에 최초의 터보팬 엔진을 개발할 정도로, 제트엔진에 관해서는 독일과 영국과 비교해도 전혀 뒤떨어지지 않는 나라였지만, 독소전쟁이 시작되면서 제트엔진과 제트기의 R&D 예산은 모조리 삭감당하고 결과적으로 엔진 부분과 제트기의 설계개념에서 독일과 영국, 미국에게 뒤쳐져 버렸습니다. 하지만 전장에서 Me 262를 조우하고 영국의 스파이 망을 통해 글로스터 미티어의 정보를 입수한 소련은 다시 제트기 개발에 나섰지만 이미 소련과 독일과 영국, 미국과의 격차는 몇년씩 차이가 났고 소련이 가진건 과거의 기술밖에 남아있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전후 BMW 003 제트엔진의 설계도와 생산라인을 압류한 소련은 바로 카피를 했는데, 제트엔진에 필수적인 레어메탈에 대해 개발을 한 덕분에 짧은 시간안에 카피를 했습니다. 그리고 기체는 전부 금속으로 만들었고 삼륜 랜딩기어를 적용해서 처음 설계하는 제트기 치고는 나름 최신 트랜드를 따라갔지만, 역시 부족한 설계 경험으로 인해 기관포가 공기 흡입구 중앙에 위치하는 등의 중대한 결함으로 실전에는 못 쓸 수준이었습니다. 57mm라는 엄청난 대구경의 기관포를 장착했지만 공기흡입구 가운데에 달려있었기 때문에 사격을 하면 대량의 포연이 그대로 엔진으로 들어가 시동이 꺼져버리는 사태가 발생했기 때문입니다.
사실상 기술 실증기나 다름 없었고 다음 해 MiG-15(МиГ-15)가 등장하자 순식간에 자취를 감추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