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u-54


러시아의 수호이 사에서 개발에 나선 차세대 고등 훈련기였습니다. 한국의 KAI T-50과 유럽 공동 개발의 EADS 마코와 같은 시기에 사업이 시작되어 잠재적인 고객으로 남아프리카 공화국, 인도 같은 제3세계 국가에 제시 되었으나, 발주를 받지 못해 현재는 개발이 중단된 상태입니다. S-54는 수출용으로 설계된 S-55 경전투기나 함상 운용 능력을 갖춘 S-56 경전투기로 나뉘어 개발이 진행되었습니다. 그 형태는 대형 전투기인 Su-27 플랭커를 축소한 형태로 플랭커가 률카-새턴 AL-31 엔진을 2기 갖추었던 것에 비해 S-54는 단발 엔진이었습니다.


수호이는 훈련기면서도 전투기에 가까운 고성능을 노린 색다른 접근으로 설계를 진행하고 있었습니다. 항공 역학적으로 진보된 형상과 발전된 비행통제 시스템은 당시 최첨단 전투기 대다수가 채택하는 신기술이었는데, 수호이는 훈련기에 이와 같은 고급 기술을 아낌없이 투입해 전투기로 전환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 주어 후보 기종 중에서 유리한 고지에 먼저 오르게 됩니다. 수호이 설계국은 Su-27의 다양한 파생형 설계 작업을 통하여 얻은 많은 경험을 십분 활용해서 신형 훈련기에 전투기에 이용된 테크놀러지를 대폭 사용하고 있었습니다. 1기의 AL-31 또는 2기의 소형 터보팬 엔진의 장착이 검토되었고, 아예 경전투기나 공격기로 이용할 수 있는 단좌 사양까지 지원한 것입니다.
개발을 시작했을 때, S-54의 디자인은 함상전투기로 만들어진 Su-33 조종석 후방 동체의 풍동실험 결과를 도입했기 때문에, 이 훈련기는 기체의 실루엣과 동체 단면까지 전투기처럼 보이는 곡선을 그리고 있었습니다. 초안 설계도의 검토는 소련이 1991년 12월 26일에 해체된 후에도 끊임없이 계속되었습니다. 1992년에는 세부 설계가 더 디테일한 부분까지 개량되고 완성에 가까워졌습니다.


1996년에 판보로 에어쇼에서 공개된 목업을 보면, 기체는 초안보다 대략 25%나 연장되었습니다. Su-30을 작게 축소한 모양을 가진 S-54는 다른 후보 기종들에 비해 훨씬 성능이 높고 전문적인 항전 장비를 보유하고 있었지만 그 때문에 기체의 비용은 턱없이 높아진 것이 약점으로 지적되었습니다. 게다가 당시만 하더라도 이런 종류의 고등 훈련기에 초음속 성능은 낭비라는 의견이 강할 때여서 지나치게 고성능 / 고비용의 S-54는 1992년 선정에서 탈락하고 말았습니다. 수호이는 설계국에서 생산업체로 변신한 뒤에 자비를 들여 개발을 계속해 세계 시장에서 판매를 꾀했으나 성과는 거두지 못했습니다.

Posted by 헬프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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