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스터 글래디에이터
영국이 전간기와 제2차 세계대전 사이에 운용한 복엽 전투기로, 30년대까지만 해도 영국 공군은 복엽기가 가진 우월한 기동성이야말로 공중전에서 꼭 필요하다는 생각을 갖고 있었기 때문에 엔진과 소재가 발달했음에도 설계사상은 그대로였습니다. 개방식 조종석과 2장의 날개, 고정식 랜딩 기어 등, 고속성능은 고려의 대상이 아니었습니다.
글로스터가 개발한 글래디에이터 역시 아직 그러한 설계사상을 완전히 벗어나지는 못했지만, 적어도 글래디에이터는 영국 공군이 채용한 전투기 중에서는 최초로 폐쇄형 조종석을 보유한, 어느정도 고속성능에 초점을 맞추고 개발된 기종이었습니다.
이후 본격적으로 접히는 랜딩 기어와 단엽 저익을 채택한 호커 허리케인 및 슈퍼마린 스핏파이어 같은 고속 전투기가 차례차례 개발되면서 글래디에이터는 대전 초기에 벌써 구식이 되어 신형기가 보급되는대로 교체 퇴역당하는 운명에 처했지만 노르웨이 침공때 주력 함재기중 하나였으며, 몰타 항공전 초기에는 기체 3기만으로 이탈리아 공군의 대규모 공세에 맞서기도 했습니다. 재미있게도 3대에 Faith(믿음), Hope(희망), Charity(자비)라고 이름을 붙였는데 이탈리아군은 이 3대를 격추시키지 못해 고생했으며 차근차근 격추 스코어를 쌓고 있었습니다. 그러던 중 Charity는 이탈리아군 에이스의 CR. 42에 결국 당했고, Hope는 SM. 79의 폭격으로 파괴되었습니다. 그리고 1940년, 여름 허리케인이 도착하면서 이 글래디에이터의 노고가 끝이 납니다.
이후로도 열대 장비를 장착하고 북아프리카 전선에서도 활약했으며, 함상 이륙을 위한 장비(캐터펄트나 어레스팅 훅)을 달아 함재기로도 사용되었고, 노르웨이 및 핀란드에 수출된 경우 랜딩 기어 대신 스키를 달기도 하는 등 여러 파생형이 존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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