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R-1
미국의 소규모 항공기 제작사였던 라이언 에어로노티컬(Ryan Aeronautical) 사에서 미 해군을 위해 개발한 함상 전투기입니다.
초창기의 제트 엔진은 여러가지 면에서 부족한 점이 많았는데, 그중에서도 연비가 좋지 못한 점은 가장 나쁜 단점이었습니다. 어떤 비행기라도 제트 엔진을 탑재하는 순간 연료 소모량은 레시프로 엔진에 비해 2배 이상, 어떤 경우에는 거의 4배까지 치솟았습니다. 특히 드넓은 해상에서 작전하는 경우가 흔한 함재기의 경우 이런 결점은 결코 무시할 수가 없었습니다.
그렇지만 제트 엔진을 장비한 군용기들은 초기형임에도 높은 잠재력을 품고 있는 것만은 분명했습니다. 미 해군은 제트 엔진이 가진 장점과 그 한계를 이겨내게 해줄 연비가 좋은 피스톤 엔진을 결합시킨 혼합동력 함재기를 구상하게 됩니다.
FR-1 파이어볼은 미 해군이 처음으로 손에 넣은 제트 엔진을 탑재한 함재기였으며, 함재기에 제트 엔진이 달린 것도 항공 역사상 처음이었습니다. 게다가 1945년 11월 6일에는 호위항모 웨이크(CVE-65)의 비행갑판에 제트기로서는 처음으로 착함하는데 성공을 거두어 해군 항공 역사의 한 페이지에 뚜렷한 족적을 남겼습니다. 종전으로 인한 군축 바람에 더불어 제트 엔진의 폭발적인 진화에 발을 맞추기에는 태생적으로 불가능했던 라이언 파이어볼은 불과 2년만에 일선 임무에서 물러나 1947년에 모든 기체가 퇴역했습니다.
파이어볼과 완전히 같은 컨셉으로 혼합동력을 채용한 함상 전투기인 XF2R 다크 샤크도 개발되었지만, 마찬가지 원인으로 시제기만 완성된 상태에서 채용되지는 못 했습니다. 어떤 형태로든 제트 엔진을 탑재한 최초의 함재기인 이 전투기는 현재 1대가 남아 캘리포니아 주립 박물관에 전시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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