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11K 소우쿠


당대의 기준으로 보면 소우쿠는 거대했습니다. 해군의 요구사항을 전부 만족시키려다보니 기체의 규모가 자연스레 커질 수밖에 없었는데, 소우쿠는 선체 용골의 길이만 해도 2식 대정의 수송기형인 H8K2-L 세이쿠(晴空)와 맞먹을 정도로, 결국 이 비행정은 일본 해군이 구상이라도 해본 육상기와 비행정을 모두 통틀어 전략 폭격기 G10N 후가쿠 다음으로 큰 거인기가 되어버립니다. 더글라스 사가 종전 직후인 1945년 9월에 세계에서 가장 큰 비행기라며 공개한 전략 수송기 C-74 글로브마스터가 이 소우쿠와 길이가 같았습니다.
폭이 48미터에 이르는 양쪽 날개에는 각각 미츠비시 카세이 22형 엔진이 2기씩 합계 4기가 장착되어 이륙출력은 7,400마력이었으나 연료와 화물을 싣고 나면 45톤이 넘을 것이 분명한 소우쿠의 크기를 생각하면 결코 충분한 파워라곤 할 수 없었습니다. 개발진들은 부족한 양력을 보충하게끔 날개 뒷전 전체에 걸쳐 파울러 플랩을 추가시켰습니다. 금속에 비해 구조강도가 약한 목재가 주재료이므로 주날개는 속력이 느린 비행정임을 감안하더라도 다소 두껍게 설계되었는데, 내측 날개는 그 두께는 2미터가 넘어 완성되었다면 안쪽 엔진까지는 걸어서, 그리고 바깥쪽 엔진도 키가 작은 성인이라면 걸어서 접근할 수 있을 정도였습니다.


바깥쪽 날개 하단에는 고정식 보조 플로트가 붙여졌는데, 한 개의 스트럿과 강선 2줄로 지탱되어 자그마해보이는 이 플로트의 길이만 해도 5미터가 넘었습니다. 선체 내부는 2층으로 나뉘었으며 아래층은 기수에 달린 좌우로 열리는 도어부터 수직미익 전까지가 길이가 거의 30미터에 가까운 긴 화물실로 이루어져 있었습니다. 화물실 뒤쪽에는 별도의 램프가 없었고 꼬리 부분에는 2식 13mm 중기관총(二式十三粍旋回機銃)이 거치된 선회총좌가 자리잡게 될 예정이었습니다. 상단 갑판은 길이가 짧아서 앞쪽에는 운용 요원이 타고 뒤쪽으로는 지휘관을 태우거나 예비 화물실로 쓸 공간으로 활용되며, 2층 갑판은 천정이 낮고 비좁기 때문에 트럭이나 장갑차 같은 중장비는 1층 갑판에 탑재하는 방식이었습니다.
소우쿠의 특징이라고 할수있는 전방 도어는 높이가 3미터 이상, 폭은 2.5미터에 달해 1식 장갑차 호하 같은 중장비는 물론이고 이론상으로는 해군의 상륙 전차인 특 2식 내화정 카미나 육군의 3식 중전차 치누까지도 분해하지 않고 탑재할 수 있었습니다. 즉, 이 거인 비행정이 완성되었다면 군장 차림의 완전무장 병력은 80명, 그리고 기관총과 박격포 같은 중화기로 무장된 병력이라면 62명을 동시에 실어나를 수 있었으며, 경전차는 2대를, 그리고 중형전차라면 1대를 연료와 탄약, 승무원과 함께 운반해 작전 지역의 해안 모래톱에 직접 내려놓을 수 있는 능력을 갖추었을 것입니다.

Posted by 헬프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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