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력한 무장과 방어구조였지만...J5N 텐라이

J5N 텐라이

J5N 텐라이는 나카지마에서 개발한 단좌 쌍발 요격기입니다. 프로토타입 단계에서 개발이 종료되어 실전 배치되지 못했습니다.
텐라이는 같은 해군의 국지전투기인 센덴, 신덴 등과 마찬가지로 미군의 폭격기를 요격하기 위해 개발이 시작되었습니다. 1943년 일본 제국 해군은 6,000 m의 고도에서 667 km/h의 최고 속도를 낼 수 있는 단좌 쌍발 요격기에 대한 요구사항을 발표하였는데요. 이 요건에 따라 제작될 항공기에는 '18식 국지전투기'라는 이름이 붙었습니다.

나카지마는 이미 해군항공대에서 운용 중이던 야간전투기인 J1N 겟코를 기반으로 유사한 레이아웃을 가지지만 약간 소형화되었고 저익 구조에 긴 동체 등은 겟코와 유사했습니다. 프로펠러는 고출력 엔진의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4엽 대형 프로펠러였고 겟코도 그랬듯이 스피너가 달려 있었습니다. 후방 랜딩기어는 고정식, 전방 랜딩기어는 다른 일본군 쌍발전투기들처럼 엔진 하부 나셀에 수납되고 캐노피는 오른쪽으로 열렸으며, 역시 다른 일본군 쌍발전투기들과 마찬가지로 기수는 이착륙 시 시야를 확보하기 위해 아래쪽으로 치우쳐진 모양이었습니다.

설계에 만족한 해군항공대는 J5N1의 개발을 승인함과 동시에 '텐라이'라는 제식 명칭을 부여했습니다. 그리고 6기의 프로토타입을 제작할 것을 지시했습니다. 이후 일본군의 요격기가 막강한 방어력과 무장, 빠른 속력을 자랑하는 B-29를 상대해야 하게 되자 5식 30mm 고정기총 2문과 99식 2호 20mm 기총 2문이라는 강력한 무장을 탑재하게 되었습니다. 빠른 시간 내에 심각한 타격을 주어야 했기 때문입니다. 쌍발 전투기였기에 기수에 무장을 집중할 수 있었으며 폭격기 요격 도중 방어 기총에 노출될 것이기에 기체 골조와 방어 구조 역시 강화되어야 했는데, 250 kg의 항공 폭탄을 탑재할 수 있는 능력도 있었습니다.

이 정도의 강력한 무장과 견고한 방어 구조는 이전에 볼 수 없었던 것이기에 개발은 난항을 겪었습니다. 무게가 계속 증가해 2천 마력의 호마레마저 충분한 출력을 공급해 주지 못했습니다. 1944년 7월 13일 첫 번째 프로토타입이 비행했지만 최고 속도는 597 km/h밖에 되지 않아 목표했던 667 km/h에 한참 미치지 못했지요. 이후 5기의 프로토타입에 여러 차례 개선 사항을 반영했지만 여러 가지의 대내외적 악재로 인해 개발은 제대로 진행되지 못했고 결국 1945년 2월 최종적으로 텐라이의 개발은 중지되었는데요. 전쟁 도중 6기의 프로토타입 중 4기가 실종되었으며 현재 남아있는 기체는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