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6K 진푸
J6K 진푸는 태평양 전쟁을 치르고 있던 일본 제국 해군의 육상기지에서 운용하기 위해 개발하던 중전투기입니다. 일본 해군에 수상기를 납품하던 가와니시 사는 1942년, 해군 공기창에서 열린 육상에서 발진하는 고고도 진공전투기(進攻戦闘機) 계획안인 17식 육상전투기(十七試陸上戦闘機)의 입찰에 도전장을 내밀었습니다. 17식 전투기 입찰에는 미츠비시 사도 J2M 라이덴이라는 신예기로 참가하고 있었는데, 가와니시 사의 신형 전투기 역시 라이덴처럼 함상기에 따르는 모든 제한 사항과 필요없는 장치를 삭제하고 순수한 육상 전투기로 개발이 시작된 기종이었습니다.
1944년 6월, 개발진은 전통적으로 보이는 직선적인 스타일로 디자인을 정리한 다음 목업을 제작하여 제1차 실물대 모형 심사를 치뤄냈지만 18시 갑전과 같은 시기에 개발이 시작된 시덴카이의 원형기가 이미 완성을 목전에 두고 있었습니다. 같은 해 7월에 열린 2차 실물대 모형 심사 직전에 진푸는 시제기 기종 정리 대상에 올라 개발이 중지되었고, 해군은 항속거리는 약간 짧지만 보다 빨리 실용화를 앞둔 시덴 카이의 고고도형을 개발하여 상정한 임무에 사용하도록 대안을 세웠습니다.
선행 양산형은 고사하고 시제기조차 만들어지지 못한 전투기를 이러쿵 저러쿵 평하는 것은 아무 쓸모없는 일이겠지만, 해군의 제안서를 실현해낸다면 진푸는 대전 후반까지도 실전에서 충분히 미군기를 압도할 성능을 가질 수 있었을 것입니다. 물론 여기에는 당시 일본이 수퍼차저를 완비한 2,200마력짜리 엔진을 실용화시킬 수 있었어야 하는 단서가 붙습니다.
한편, 진푸에 탑재 예정된 무장은 그야말로 제2차 세계 대전에서 사용된 모든 단발 전투기 중 최강이라고 평할 만합니다. 육중한 진푸가 활짝 펼친 주익 내에는 무려 6문의 20mm 기관포가 내장되고 기수에는 13mm 중기관총이 2정 장착될 예정이었습니다. 진푸가 지닌 6문의 기관포와 2정의 중기관총이 쏟아내는 탄막은 분당 기관포탄 3,000발 / 기관총탄 1,200발이라는 가히 살인적인 것이어서 단발 전투기나 중전투기는 물론 B-29 같은 중폭격기도 견뎌내지 못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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