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B-3


소련의 대형 항공기 메이커로 이름높던 투폴레프 설계국에서 1930년에 발표한 4발 폭격기로, 제2차 세계 대전이 발발했을 때 기준으로 일선에 운용되고 있는 폭격기 중에서는 가장 오래된 기체 중 하나였던 TB-3는 이미 속도, 항속거리, 폭탄 탑재량이라는 기준에서 확연하게 시대에 뒤떨어져 있었습니다. 그러나 처음 공개되었을 때만 하더라도 20년대 말에 독일 융커스 사로부터 배운 물결무늬로 가공한 두랄루민 외피와 인입식 기관총좌 같은 최첨단 기술이 아낌없이 투입된 폭격기였습니다. 투폴레프 설계국 자체 명칭으로 ANT-16으로 불린 이 4발 폭격기가 공개되었을때, 설계자 안드레이 투폴레프는 이미 몇 가지 거인기를 공개하여 대형 항공기 개발자로서 명성을 날리고 있었습니다.


1939년 5월에 일본 육군이 소련과 국경 분쟁을 일으켜 할힌골 전투가 벌어지자 이 거인기는 비로소 처음으로 실전에 투입되었습니다. TB-3는 탄생 이래 10년 동안이나 소련 공군 폭격기 부대의 주력을 차지했지만 2차 대전으로 접어들자 도저히 일선에서 전투 임무로는 쓸 수가 없게 되었습니다.
또한 그 크기에서 가능성을 엿본 공군 수뇌부에 의해 공중항모 계획인 즈베노 프로젝트라는 기생전투기의 모기(母機)로도 사용되었습니다. 1941년에는 흑해 함대 소속의 TB-3들이 급강하 폭격기로 개조한 I-16을 2대씩 매달고 날아가 공중에서 발진시켜 우크라이나와 루마니아에 대한 정밀 폭격을 가하기도 했었습니다.
1942년 이후 소련군의 제공권 상황이 조금 나아진 뒤에는 그래도 폭격 용도로도 많이 쓰였다. 구식에 단점이 많았지만 어쨌든 폭장량이 5톤이나 되었고, 종전 시까지 폭격용으로도 가끔 사용되었습니다.

Posted by 헬프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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