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iG-25
소련 방공군의 3세대 전투기이자 요격기로, 특이하게도 복좌형은 레이더가 들어가는 레이돔 자리를 들어내고 그 자리에 부조종사석을 만들었습니다. 따라서 부조종사석이 원래 조종사석 앞쪽에 위치합니다. 이 자리는 이후 무중력, 우주체험 관광객들을 위해 사용되고 있습니다. 복좌형 제작을 염두에 두지 않은 항공기들 중 이러한 식으로 복좌형을 제작하는 경우가 꽤 있었습니다.
속도에 올인한 전투기였기 때문에 연료 소모가 심하고, 빅토르 벨렌코 중위가 일본에 망명해올 당시에는 연료가 거의 다 떨어져 고작 30초 분량의 연료만 남아 있었다고 합니다.
특이한 점은, 아음속 비행시에는 항속거리가 1,700km로 짧지만, 초음속 비행시에는 1,200km 수준으로 의외로 항속거리 감소 폭이 작다는 것입니다. 일반적으로 애프터버너 사용 시 연료소모량이 폭증하여 항속거리가 극도로 짧아지게 마련인데 이 정도면 상당히 적게 줄어드는 것입니다. 다만 이는 터보제트 엔진이 상대적으로 초음속 영역에서 효율이 좋은 대신 아음속에서의 효율이 떨어진다는 특성 탓입니다. 개발시기도 터보팬 엔진 기술을 적용하기에는 일렀고, 설계 컨셉도 아음속 순항보다는 소련 방공망 내에서의 고고도 초음속 비행에 초점을 맞춘지라 연비가 엉망인 것은 어쩔 수 없는 부분입니다.
특이하게도 니켈 합금 강철(80%)과 약간의 알루미늄 합금(11%), 그리고 티타늄(9%)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미국은 돈이 많고 기술력이 뛰어나 SR-71에 타이타늄을 대량 사용했지만 소련은 돈이 없고 기술력이 떨어져 MiG-25에 타이타늄을 사용하지 못했다는 오해가 널리 알려져 있습니다. 그러나 SR-71은 초고성능을 요구하는 극소수 생산된 특수한 최첨단 정찰기이고, MiG-25는 대량 생산된 요격기이기에 수평 비교는 무리가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일례로 소련 해군의 공격 잠수함 알파급은 빠른 속력과 잠수 성능을 위해 선체가 타이타늄이었습니다. 오히려 타이타늄의 가격 자체는 저렴합니다. 가공하기가 엄청나게 어려울 뿐인데, 이건 고급 기술자들을 저렴하게 운용할 수 있는 소련에게 미국보다 유리한 부분이었습니다. 스페츠나츠의 타이타늄 방탄복도 이러한 배경으로 지급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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