톨보이


영국의 지진폭탄으로, 지진폭탄 아이디어가 최초로 도입된 폭탄입니다. 정식명칭은 12,000lb MC(Medium Capacity) bomb로, 주로 617 비행대에서 많이 운용하였으며, 유보트 기지나 V2 기지에 대한 공격, 그리고 1944년 11월 12일 전함 티르피츠 폭격 등에서 활약하였습니다.
톨보이는 영국의 발명가 번즈 웰리스 경이 설계했는데요. 웰리스 경은 폭약에 매우 조예가 깊었던 발명가로 기사 작위도 톨보이를 비롯한 각종 지진폭탄을 개발하여 전쟁에 기여한 공로로 받았습니다.


본래 웰리스 경은 중량 10톤 가량의 거대한 폭탄을 계획하고 있었습니다. 독일군의 견고한 요새를 일반 폭탄으로는 파괴시키지 못하자, 아예 대용량 폭약을 땅속에 박아버린 후 터트려서 지진을 일으켜 버리면 요새 지반도 폭싹 무너질테니 자연히 무력화된다는 비범한 발상으로 기획한 물건이었습니다. 당연하게도 이 설계도를 처음 받아본 영국군은 모험적인 설계에 자원과 비용을 낭비할순 없다며 해당 설계를 기각했지만, 웰리스 경이 제안한 일명 물수제비 폭탄이 효과를 크게 보자 중량과 크기를 절반으로 줄여서 다시 설계해줄 것을 주문하여 시험적으로 톨보이를 도입했습니다.


개발자의 초기 제안에서 줄였다고는 하는데, 실제 개발된 모델 역시 길이 6.4m에 중량 5.4톤, 그 중에서 절반이 작약량이라는 흉악한 물건이었습니다. 그리고 폭탄을 대지에 때려박을 수 있도록 폭파볼트 등이 내장되었습니다.
폭탄을 지표 아래로 쑤셔넣는 원리는 간단한데, 그 무게가 거의 모든 것을 해결합니다. 무른 흙바닥에 돌을 떨어뜨리면 가라앉는 것처럼 폭탄이 땅에 박히면 지연신관이 반응해 터지는 것이지요. 그리고 폭탄의 꼬리의 날개를 개량해서 낙하하는 탄이 강선을 통과한 탄환처럼 뱅뱅 돌게 해 명중률을 높였습니다. 게다가 폭탄이 관통할 때 발생하는 충격파로 인접한 건물이나 시설물을 붕괴시킬 수도 있었습니다.


톨보이에게 주로 폭격당한 대상은 나치 독일의 V2 기지와 프랑스 해안의 유보트 기지였으며, 특히 영국과 가까웠던 프랑스나 네덜란드 해안의 주요 유보트 기지들은 아예 씨가 말라버렸을 정도였다고 합니다. 게다가 톨보이는 약 18000피트(5500m가량)에서 떨어트렸을 때를 기준으로 설계되었는데, 톨보이를 실은 아브로 랭커스터 폭격기는 기껏해야 12000피트(4000m가량)까지밖에 올라갈 수 없었습니다. 이와 같이 미처 설계고도까지 못 올라간 상태에서 투하를 했음에도 암석층과 콘크리트의 버프를 받는 유보트 기지들을 제대로 박살내면서 그 위력을 과시하였고, 영국 공군 폭격대는 제2차 세계 대전 중 목표물에 총 854개의 톨보이를 투하했습니다.

Posted by 헬프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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