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f110


제2차 세계 대전에서 독일 공군이 사용한 쌍발 중전투기로, 애칭은 '파괴자'라는 뜻의 독일어인 Zerstörer(체르슈퇴러, 영어로 Destroyer)입니다. 영어의 Destroyer와 어원이 동일한 만큼, Zerstörer라는 단어는 구축함을 뜻하기도 합니다. 이 때문에 과거 일본 쪽 자료에 영향을 받을 수 밖에 없는 취미가 등의 모형잡지에서는 구축 전투기란 명칭을 사용했습니다.
루프트바페의 초기기종이라는 인식과 다르게 1945년 종전까지 사용된 기체 중 하나로 총 6,170대 생산되었습니다. 이는 He 111 폭격기와 비슷한 수량인데요. 생산 획일화로 양산 혹은 소량생산을 지키는 공군답게 엄연한 주력기종 중 하나였습니다. 잘 알려진 독일 생산량 삼총사인 Bf 109, Fw 190, Ju 88은 각각 33,984대, 약 2만대 이상, 15,183대가 만들어졌습니다.


초기에는 Bf109와 함께 독일 공군이 엄청난 기대를 걸었던 전투기로, '전략 전투기'라는 새로운 분류로 불렸을 정도였다. 이는 쌍발 엔진으로 얻게된 튼튼한 기체 내구력과 강력한 무장, 그리고 긴 항속거리로 인해 폭격기를 호위하는 임무에 제격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개전 초기에 Bf110은 공군의 기대를 만족시키는 듯 했습니다.
하지만 중기에 들어서자 잘못된 운용으로 피해가 많았는데요. 본래 목적에 충실하려면 근접호위 말고는 선택의 여지가 없는데 그렇게 하면 Bf110이 지닌 장점을 활용하지 못해 적에게 당할 수 밖에 없었던 것이지요. 이로 인해 호위전투기 Bf110을 보호하기 위해 Bf109가 따로 신경을 써줘야 되는 어처구니 없는 상황을 연출하다가 임무를 Bf109에게 넘겨줬습니다.
후기에는 공대공 임무에서 해제되었지만 덩치가 커서 다른 장비들을 탑재할 공간이 충분했고, 속도와 내구력이 좋았기 때문에 퇴출은 면했습니다. 그 대신 정찰기나 폭탄을 적 기지에 떨어트리고 도망가는 전폭기, 대전 말기에는 레이더를 탑재하고 영국 공군의 야간 폭격을 저지하는 야간 전투기 임무로 전용되어 생산되었습니다.

Posted by 헬프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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