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2A 버팔로
제2차 세계대전 초반, 핀란드와 미국, 영국, 네덜란드에서 극단적으로 대조되는 활약을 펼친 전투기입니다. 핀란드에서는 소련 공군을 상대로 혁혁한 공을 세웠지만, 태평양 전선에선 일본의 제로센을 상대로 무참히 패배한 전투기이며, 미국 브루스터 사에서 제작하였습니다.
1930년대 중반 미 해군은 그동안 항공모함에서 운용하고 있던 그루먼사의 복엽전투기를 갈아치우고 신형전투기를 운용하고자 여러 항공사에 개발을 의뢰하였습니다. 당시 오랜기간 해군 함재기를 개발해왔던 그루먼사가 발주받을 가능성이 높았으나, 항공모함이면 역시 복엽기란 생각에 적절히 삽질을 해버리면서 신참인 브루스터 사의 단엽기가 채택되었습니다. 이후 여러 차례 실전 테스트를 거치고 1938년 비로소 양산이 시작되었습니다.
앞서 언급한대로, 동일한 기종에 대하여 이렇게 극단적으로 평가가 갈리는 것은 드문데요. 항공기 성능을 풀로 끌어낼 수 있는, 핀란드 조종사의 자질과 전술, 이러한 상태를 유지할 수 있도록 관리할 수 있는 기술병들의 숙련도가 기체의 신뢰성과 맞물려 엄청난 시너지 효과를 낸 것이다. 핀란드가 사용했던 B-239는 F2A-1인데, 후기형인 F2A-2와 A-3는 출력-중량비가 떨어져 운동성능이 더욱 떨어진 기종이라는 점도 한몫 했습니다. 버팔로의 초기 모델에 대한 평가는 상승력이 좋고 민첩하다는 것이었지만, 방어력을 향상시키기 위한 중량 증가로 인해 발이 묶였었는데요. 더구나 후기형으로 가면서 늘어난 중량은 랜딩 기어에 상당한 부담이 되었습니다. 특히 강한 충격을 많이 받는 항모 이착함 시에 랜딩 기어가 변형되는 경우도 잦았지요. 그리고 애초에 버팔로는 경량급 전투기였습니다. 이 후기형들을 채용했던 영국과 미국은 당연히 비행성능이 좋지 않은 버팔로를 곱게 보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핀란드에서 유능하고 열성적인 파일럿들이 효과적인 전술에 힘입어, 태평양 전쟁 초반의 일본군에 비해 한참 수준이 떨어지던 소련군의 항공기와 파일럿을 상대로 거둔 전과를 근거로, '버팔로는 원래 가벼운 기체에 날렵한 기동성이 장기인 전투기인데, 태평양의 연합군이 몬 후기형은 방탄설비 등으로 지나치게 뚱뚱해져 패배했다'고 평가하는 것은 약간 부정확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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