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BD 데바스테이터


TBD 데마스테이터는 더글라스 사에서 1935년에 개발한 뇌격기로 미 해군이 최초로 항공모함에서 운용한 단엽기입니다. 날개가 접히고 성능도 문제될 만한 부분이 없어 채택 당시에는 혁신적인 설계와 그럭저럭 만족할만한 속도로 세계 최고 수준의 뇌격기라는 찬사를 들었지만 태평양 전쟁이 막 시작된 시기를 기준으로 보면 부실한 스펙이었습니다.
당장 대비되는 위치인 일본군의 케이트 B5N 97식 함상공격기도 최대 378km가 나와 데바스테이터보다 47km나 더 빨랐으며, 운동성, 항속거리는 물론 폭장량까지도 더 좋았습니다. 거기다 당시 일본의 주력 전투기인 제로센은 500km가 넘는 속도로 움직였으니, 그야말로 그 앞에서 데바스테이터는 굼벵이나 다름없었고 그렇다고 엔진 출력이 높은 것도 아니었습니다. 설상가상으로 미군이 사용했던 항공어뢰 Mk.13은 초중반 동안 뇌격기들을 절름발이 신세로 만들 정도로 심각한 문제를 가지고 있었고 별다른 격침 스코어를 기록하지 못 했습니다.


이 때문에 미국에서도 태평양 전쟁 개전 당시에는 이미 퇴역을 검토 중인 단계였습니다. 하지만 당장 뇌격기가 부족한 상황이 발생하였고, 신예기인 TBF 어벤져는 아직 준비가 안 된 상황이라서 미드웨이 해전 때 주력 뇌격기로 활동하였으나, 별다른 전과는 올리지 못 했고 오히려 41기의 TBD 중 38기를 잃는 큰 손실을 보았습니다. 결국 미드웨이 해전이 끝난 후 일선에서 퇴출당하였지요. 똑같이 걱정거리를 안고 출발한 SBD 돈틀리스는 오히려 큰 전과를 올리고, 이후에도 높은 신뢰성을 보이며 꾸준히 사용된 것과는 비교되는 대목입니다.

Posted by 헬프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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