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94
제2차 세계 대전 중 타치카와 비행기(立川飛行機)에서 계획하고, 만든 고공 요격기입니다. 쌍발기 형태에 목업 1기만 만들어진 Ki-94-I과 기존 단발기 형태의 시제기 1대가 만들어진 Ki-94-II가 있습니다.
1943년(쇼와 18년) 태평양 전쟁에서 서서히 승기를 잃어가던 일본, 훈련기나 다른 회사로부터 설계를 넘겨 받아 전환 생산을 주로 맡고 있던 2류 업체 타치카와 비행기(立川飛行機)는 35세의 하세가와 타츠오(長谷川龍雄 : 1916~2008)를 중심으로 전투기 자체 개발에 착수했습니다. 하지만 주력 전투기 분야에서 경험이 풍부한 나카지마 비행기(中島飛行機)와 카와사키 항공기(川崎航空機) 같은 대형 업체와 정면으로 부딛혀 경합을 벌이게 되면 적어도 타치카와에게는 승산이 없었으므로 이전에 테스트했던 고고도 실험기의 경험을 이용하여 폭격기 요격용 고고도 전투기라는 특화된 영역에 도전하기로 하였습니다. 타치카와 사는 2기의 엔진을 동체에 앞뒤로 배치한 직렬 쌍발 엔진에 전륜식 착륙장치를 채택한 단좌 전투기로 계획을 정리하여 이 설계를 육군항공본부(陸軍航空本部)에 건의했습니다. B-29에 관한 첩보를 입수하고 잔뜩 겁먹고 있던 일본 육군은 같은 해 6월에 승인을 내리고 시작기 번호 Ki-94(キ94)를 부여해 개발 허가를 받을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일본 육군 측에서 제시한 조건을 충족하기에 당시의 일본 기술력으로는 꿈의 영역이었으며, 나중에 육군과의 협의에 따라 일부 요구 성능이 하향 조정되기는 했으나 이것저것 개량점이나 장비를 추가하여 설계를 진행하여 1944년 2월의 모의 평가까지 재출할 수 있었습니다. 세부 설계 검토인 심사 자체는 별 문제없이 잘 통과했으나, 곧 이어진 육군 측과의 검토 회의에서 몇 가지 수정 사항을 지적 받았습니다. 우선, 조종사가 탈출하는 경우 후방 프로펠러에 닿을 위험이 있고 선정한 엔진의 생산에 문제가 있으므로 더 이상의 개발이 무의미해져 버렸습니다. 개발 중단 이후의 정책은 일단 보류하는 것으로 결론이 내려졌습니다. 사실, 이때까지만 해도 세부 설계로 들어가면 배기 터빈 개발과 동체 중간에 배치되는 신형 냉각기 같은 해결하지 못한 문제가 산더미처럼 남아 있었습니다. Ki-94-I의 공격기(습격기)형인 Ki-104(キ104) 또한 Ki-94-I의 개발 중지로 함께 중지됩니다.
이후 Ki-94-II로의 재설계로, 프로토타입까지 만들어졌지만 곧 종전을 맞이하는 바람에 해당 기체의 개발은 끝을 맞고 말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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