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9W 코우요
태평양 전쟁 당시 일본 해군이 훈련기로 사용한 단발 복엽기로, 해군이 붙인 분류기호는 K9W1이었습니다. 이 기체는 일본이 자체 개발한 것이 아니고 훈련기와 스포츠기로 뛰어난 평가를 받고 있던 뷔커 Bü 131 융만(Bücker Bü 131 Jungmann)의 생산면허를 와타나베 철공소(渡辺鉄工所 : 1943년에 큐슈 비행기로 개명)가 구입해 생산한 기체였습니다. 훈련기지만 일단 미군 정보당국도 그 존재를 알고 있는 기종이었던 탓에 사이프러스(Cypress)라는 코드네임을 붙여주었습니다.
외형상, 독일제 원판과 거의 차이가 없는 이 기체는 동체가 경금속 프레임에 기수 앞쪽을 제외하면 옥양목 천을 씌웠고, 날개는 목제 골조 위에다 천을 씌운 우포 구조여서 정비가 쉽고 저렴했습니다. 엔진도 독일제 Hirth HM 504 공랭 4기통 엔진의 생산 면허를 함께 사와 국산화시킨 105마력짜리 히타치(日立)제 하츠카제(初風 : 육군 명칭 ハ47) 발동기로 대신해서 다른 부분을 찾기가 힘들 정도로 똑같았습니다. 조종반응이 빠르면서도 조종간에서 손을 떼면 저절로 수평비행으로 돌아가는 안정성이 특히 인상적이었는데, 해군 조종사들 일각에서는 초보 훈련기로만 써먹기에는 너무 고성능이 아니냐는 의견 조차 있을 정도였습니다. 하지만 기체가 원체 가볍고 작은데다 민감해서 돌풍이나 기류의 영향을 크게 받기 쉽다는 단점을 지적하는 이도 있었다고 합니다.
사실 기체 쪽 문제보다는 국산화한 히타치 엔진이 말썽이 없지 않았습니다. 하츠카제 발동기는 원본인 히르트 엔진에 비해 출력이 6% 떨어지면서도 진동은 훨씬 크고 오버홀 간격이 짧아, 여전히 일본제 공산품의 한계를 넘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그렇지만 전체적으로 그 평가가 좋은 탓에 2식 연습기는 표준 채택도 되기 전인 1942년(쇼와 17년)부터 이미 양산이 시작되었는데, 와타나베에서 217대가 만들어지고 엔진을 만든 히타치에서도 60대를 생산해 합계 277대가 완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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