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XY-7 오카


가이텐, 신요 보트, 츠루기, 후쿠류와 함께, 일본군의 자폭 병기중 하나로, 기존의 카미카제가 전투기에 폭탄을 싣고, 최소한 개념적으로만은 하나의 수단으로써 자살공격을 했다면 오카는 아예 처음부터 전투기로써의 운용은 안중에도 넣지 않고, 설계, 제작부터 오직 자폭공격만을 고려한 자살특공병기입니다. 심지어는 항공기이면서 단독으로 이륙이나 이함도 할 수 없습니다. 똑같이 자폭용으로 개발된 항공기 Ki-115 츠루기만 해도 이륙이나 이함은 되는 마당에 한 술 더 뜬 것인데요. 최초이자 최후인 유인 유도식 대함 미사일인 셈입니다.


기체는 길이 6m, 폭 5m, 탄두와 로켓 미장착시 440kg, 장착시 2,140kg입니다. 수평 비행 최고 속도 640km/h, 급강하 비행 최고속도 1,040km/h을 낼 수 있었으며, 기수에 1,200kg 탄두를 장비했습니다. 장시간 비행을 애당초 고려하지 않은 설계상의 한계상 항속거리가 상당히 짧은 거리인 37km에 불과하였기 때문에 운용 시에는 폭격기를 개조한 모기(母機)의 동체 아래 장착되어 목표 가까이 날아간 다음, 분리됨과 동시에 로켓엔진을 점화하여 가속을 얻고, 엔진 정지 후 에는 활공하여 표적에 돌진하게끔 설계되어 있었습니다.


특성이나 생김새나 운용 방식이나 사실상 비행기라기 보다는 유인유도 단거리 공대함 미사일에 가까웠던 물건입니다. 어찌 보면 독일의 V1와 비슷하게, 로켓 엔진과 유도 장치를 단 원시적인 미사일이라 볼 수도 있습니다. 다만 일본군은 자이로스코프와 컴퓨터 대신 살아있는 인간을 집어넣음으로써 열악한 기술을 대체했으니, 당시 일본군이 얼마나 막장이었는지 알 만한 부분입니다.
일본군의 자폭에 시달린 연합군이 보다 못해 바보 폭탄이란 뜻에서 바카 밤(Baka Bomb)이란 코드명까지 지어주었지만, 바보치고는 큰 탄두를 달고 있어 일단 '적중한다'는 가정 하에서는 상당히 위협적인 병기라 그 위력을 우습게만 볼 수는 없었습니다. 일단 로켓 모터를 가동한 뒤 최대 출력으로 급강하하면 속력도 빠른지라 다른 공격방식보다 요격하기도 힘들었다고 합니다.

Posted by 헬프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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