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16 이샥


폴리카르포프 항공기 설계소에서 제작한 소련 공군 최초의 저익단엽 전투기로, I-16 이샥의 위치는 복엽기에서 단엽기로 넘어가는 단계에 도입된 과도기적인 기체였고, 당시 성능을 보면 여느 다른 국가의 전투기에 비해 꿀리는 부분이 없었습니다. 문제는 과도기에서 괜찮았단 점이고, 소련에서는 그 문제를 인식하지 못했다는 것입니다.
전투기가 워낙 짜리몽땅하게 설계되어 조종사가 잠깐 한눈만 팔아도 균형을 잃어버리는 전투기였는데, 이 단점이 아이러니하게도 역으로 이점이 돼서 일반적인 단엽기들이 못하는 저속 기동이 가능했습니다. 예를 들어 날아가던 중에 뱀이 똬리 틀듯 휙휙 꺾어버린다거나, 보통 전투기는 불가능한 롤(Roll)이나 루프(Loop) 기동이 된다거나 하는 점이 있었지요. 선회력만 따지면 일본에서 자랑하던 제로센을 능가한다는 말도 있을 정도입니다. P-39 에어라코브라가 무기대여법으로 넘겨졌을 때, 서방권에서는 에어라코브라 특유의 조종감각에 적응을 못했지만 I-16 특유의 조종감각이 에어라코브라와 상당히 유사해서 소련 공군에서는 잘 써먹었다는 후일담이 있습니다.


초기 모델의 경우 무장이 7.62mm 기관총 2정뿐이었지만, 차차 개선되면서 나중에는 2정의 20mm ShVAK 기관포까지 장착하게 됐습니다. 그 외에 폭탄적재도 안되게 되어 있던 기종을 급강하 폭격이 가능하도록 다이브 브레이크를 달아 개수하기도 하고, 로켓 발사가 가능하도록 개조하기도 했는데 문제는 이게 제작사에서 공식적으로 해준 것도 있지만 전장에서 필요에 의해 즉석에서 마개조가 이뤄진 버전도 제법 있습니다.

Posted by 헬프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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