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u-95


구 소련의 투폴레프 항공기 설계국에서 개발한 장거리 전략폭격기입니다.
냉전 시절 미국의 B-52에 비견되는 폭격기였습니다. 사실 족보를 따지자면 B-29의 일족이자 B-52의 배다른 형제라고 할 수 있습니다. 소련이 자국에 불시착한 B-29를 카피하면서 익힌 기술과 컨셉으로 이 폭격기를 설계했고, B-52도 마찬가지로 B-29의 컨셉으로 제작되었기 때문입니다. 두 기종 모두 설계 자체가 워낙 우수하기 때문에, 미국, 러시아에서 모두 B-1, B-2나 Tu-160, Tu-22M 같은 최신형 폭격기가 개발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이 배다른 형제는 퇴역하지 않고, 현재에도 현역이며 미국, 러시아 양국 모두 적어도 2040년까지 이 두 군용기를 사용할 것으로 발표하고 있습니다.


제트기 시대임에도 특이하게 프로펠러를 사용하는 터보프롭 엔진을 사용하고 있어 등장 초반에는 여러가지 억측을 낳기도 했으나, 실제로는 효율이 우수한 동축반전식 프로펠러를 사용한 덕에 속도는 프로펠러 사용 기체 중에서는 최고를 자랑합니다. 서구에서 개발된 가장 빠른 프롭 민항기로 꼽히는 사브 2000의 순항 속도가 불과 685 km/h입니다. 동축반전 프로펠러 덕분에 프롭기의 문제인 기체 쏠림 문제도 없습니다. 이중반전 프로펠러는 각각의 엔진마다 서로 반대로 도는 프로펠러를 붙여놓아 그 문제가 없습니다. 게다가 프롭기라서 연비도 상대적으로 좋고, 프롭기치고는 속도도 빠릅니다. 이러한 이중반전 프로펠러를 응용한 다른 항공기로는 An-70이 있습니다.
당대의 터보제트 엔진은 추력이 적어서 저속 순항에는 불리했습니다. 터보팬 엔진이 보급되기 시작한 1970년대 이전에 터보프롭을 채택한 소련 투폴레프 설계국의 혜안을 엿볼 수 있는 구석입니다.

Posted by 헬프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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