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에서 가장 큰 전투기, YF-12

YF-12

스컹크 웍스가 만든 세계 최대의 전투기입니다. 크기로만 따지자면 가장 큰 전투기이며(전체 길이 30.97m), 폭격기를 개량해서 만든 Tu-128(전체 길이 30.06m)보다도 큽니다.
원형기는 SR-71의 전신인 A-12이며, 마하 3을 넘는 초음속 비행능력 역시 A-12의 특성을 그대로 물려받았지요. 단가는 1500만 ~ 1800만 달러인데 2015년 현재가치로 1억 1500만 ~ 1억 3800만 달러 정도입니다.참고로 F-22가 2015년 기준 1억 6400만 달러이지요. 물론 웬만한 미사일보다 빠르게 도주하고, 그렇지 못한 적 미사일의 사거리도 실질적으로 크게 줄일 수 있는 당대의 YF-12의 성능을 감안하면 그 가치는 충분한 것 같습니다.

첫 비행은 1963년 8월 7일이며, XB-70의 호위용 전투기로 개발되다가 취소된 YF-108 레이피어의 Hughes AN/ASG-18 화기관제 레이더를 장착하였습니다. 이 레이더를 다루기 위해 복좌식으로 개조되었으며 레이더를 넣기 위해 기수부분의 외양이 변경되었지요. 또한 바뀐 기수부분과 균형을 맞추기 위하여 동체 아래쪽에 벤트럴 핀이 추가되었는데 이착륙시에는 이 부분이 땅에 닿으므로 접히는 구조입니다.

내부에는 4개의 구획이 있으며, 이 중 세 군데에는 AIM-47 Falcon 미사일을 탑재했고 나머지 한 군데에 화기관제장치를 장착했습니다. 이 미사일은 사용하려던 XF-108, XB-70과 YF-12가 모두 취소되어 사용되지 않았지만 후에 AIM-54 피닉스 미사일의 기반이 되었는데요. 계획대로였다면 93대의 YF-12B가 생산되어 항공우주 방위사령부(Aerospace Defense Command, ADC)에 배치되었겠지만, 시험기 3대밖에 없던 시점에서 맥나마라 국방장관이 발목을 잡았습니다. 맥나마라는 베트남 전쟁의 전비를 우선해야 한다고 생각했고 따라서 1968년 1월에 YF-12 계획은 중지되었지요. 남은 YF-12들은 NASA로 보내져 각종 시험용으로 쓰이다가 현재는 모두 퇴역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