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767
일본 항공자위대의 AWACS 조기경보통제기입니다. 1976년, 빅토르 벨렌코 중위 망명 사건 이후 일본의 저고도 방공망이 생각보다 허술하다는 것이 드러나자 일본 정부는 조기경보기의 도입을 서두르게 된다. 이 때 미해군 함재기인 E-2 조기경보기를 구입하였는데 약 20년 후인 1991년, NATO와 영국, 프랑스 등이 E-3를 도입하자 일본도 같이 E-3A 4기를 주문했습니다. 그러나 같은 해 베이스 기체인 보잉 707이 단종되어 주문을 보류했는데 이때 보잉이 더 체급이 큰 767을 베이스로 당시로서는 최신이었던 E-3C AWACS 시스템을 채워넣은 모델을 제안하였습니다. 원래 도입하려던 기종보다 비쌌지만 당시 미국과의 경제적·외교적 마찰 완화를 위한 목적이 아니었더라도 도쿄를 기준으로 약 2,000km 떨어진 센카쿠, 약 1,700km 정도 떨어진 오키노토리시마까지의 커버리지를 감안하면 대형기 도입은 불가피한 선택이었지요.
그 덕분인지 보잉 707로 만든 E-3 센트리와는 달리 베이스가 보잉 767-200ER 여객기를 기반으로 만들어 체공시간과 항속거리, 신뢰성, 조종성 등에서 우월합니다. E-767 전용으로 제작된 AN/APY-2 레이더는 E-3 초기형의 AN/APY-1보다 더 빠르게 회전하며 높은 탐지력을 가지고 있고, 해상 목표 탐지 능력도 향상되었습니다. 작전고도 역시 더 높이 올라갈 수 있어 E-3나 E-737에 비하여 높은 작전능력을 보유하는데요. 또한 넓은 실내 덕분에 쾌적한 거주성과 함께 여러 편의시설이 있어 타국의 조기경보통제기와 비교해 임무지속력이 뛰어납니다. CC-2E 데이터 처리 컴퓨터는 E-3보다 5배 수준의 능력을 보유하고 있으며 비행에 필요한 조종사 단 2명만 필요하기 때문에 4명 이상의 승무원이 탑승하는 E-3에 비해 운용이 용이하지요.
도입국은 일본이 유일한데, 우리나라 공군도 도입을 추진하다 IMF의 영향으로 취소했고 그 사이에 B-767과 AN/APY-2 레이더가 단종되어 어쩔 수 없이 E-737로 선회하였습니다.
그나마 E-767의 도입으로 항공자위대는 KC-767, C-2 등 대형기 엔진을 모두 통일 시켜 정비 효율성을 극대화 시킬 수 있었고, 미국이 최근 767 기반 차기 공중급유기를 선정했기 때문에, 단일 운용국임에도 향후 수십년 간 부품 공급이 원활할 전망입니다.
'세계의 항공병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러시아의 주문취소, 엔진의 큰 소음...노답 항공기? (0) | 2020.05.18 |
---|---|
걸프전에서 백전노장의 힘을 보여준 OV-10 (0) | 2020.05.17 |
록히드 사의 전략 수송기 C-141 (0) | 2020.05.11 |
저공침투로 명성을 쌓은 파나비아 토네이도 (0) | 2020.05.10 |
다쏘의 첫 제트 전투기 MD-450 우라강 (0) | 2020.05.0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