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ak-38


구 소비에트 연방의 야코블레프 설계국에서 만든 소련 해군 항공대용 수직이착륙 전투기로, NATO 코드명은 포저(Forger)입니다. 소련제 전투기에 대한 NATO 코드명은 F로 시작하는 만큼 법칙을 거스르는 것은 아니지만 포저의 뜻이 위조범이기에 Yak-38을 '짝퉁 해리어'라며 비아냥대는 사람이 많습니다.
AV-8 해리어가 성공적인 수직이착륙기로 인정받고 많은 나라에 수출된 것과 달리, 여러 단점으로 인해 좋은 평가를 받지 못 한 비운의 전투기입니다.


일단 주 엔진의 추력이 낮아서 비행성능도, 무장탑재량도 영 좋지 않았는데요. 장거리 공대공 미사일과 레이더를 달고 비행할 수가 없었으며 당연히 장거리 교전능력은 없다싶이 했지요. Yak-38의 수직이착륙은 동체 앞에 설치된 리프트 엔진 2개에 크게 의존하는데, 이 엔진들은 수평비행시에는 말 그대로 짐덩어리에 불과해서 안 그래도 부족한 비행성능을 더 깎아먹었으며 고장이 잦았기에 신뢰성이 떨어졌습니다. 특정 조건, 특히 주변 기온이 높을 경우에는 비무장 상태로도 비행이 불가능했지요.
아이러니하게도 아예 이륙할 일 자체가 적었으니 추락사고는 덜 일어났습니다.


이렇듯 너무나도 단점이 치명적이라서 전투기로서는 물론, 정찰기나 연락기로도 쓰기 힘들 지경이었습니다. 이런 탓에 안습의 선두주자로 이름을 날렸지요.
그래도 소련 해군은 키예프급 항공모함에 실을 공격기는 Yak-38밖에 없으니 울며 겨자먹기로 운용해야 했습니다. 소련 공군은 아프가니스탄의 해군 Yak-38이 파견기간 동안 출격횟수 50회를 기록하는 것을 보고 Yak-38의 도입 계획을 철회했습니다. 해군은 주 엔진을 교체하는 등의 개량을 가한 뒤 Yak-38M으로 이름붙이고 사용하였으나, 원판보다 눈꼽만큼 성능이 나아진 것에 불과했습니다. 결국 냉전이 끝나자, 러시아 해군은 미련없이 Yak-38을 모두 퇴역시켜버렸습니다. 이후 2017년에 20년 넘도록 폐쇄된 비밀도시 격납고에 봉인되어있던 Yak-38M 2대가 나왔습니다.

Posted by 헬프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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