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29
실전에서 대량운용된 기종으로서는 가장 큰 2차대전기 항공기이자 세계 최초의 핵폭격기입니다. B-29는 1943년에서 1946년까지 고작 4년 동안 4,000대 가까이 생산되어 날아올랐는데요. 워낙에 기계적으로 복잡했기 때문에 개발과 실전배치 당시에 많은 어려움을 겪었고 특히 엔진 과열 문제는 B-29를 계속 괴롭혔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초기의 기계적 결함을 상당부분 극복하고 우수한 전략폭격기로서 일본에 폭탄의 지옥을 선사했습니다
B-29는 자동으로 엔진 출력이나 조종 조건이 조절되고 여압이 되는 조종실을 갖추었습니다. 당장 유럽 전선의 B-17만 해도 두꺼운 항공 점퍼를 입고도 꽁꽁 얼어가면서 비행을 했는데, 해당 기체는 적당한 근무복을 입고 작전이 가능했습니다. 태평양 전쟁 말기에 이러한 근무복 차림의 B-29 승무원들을 본 일본은 '미국도 물자가 궁핍해서, 비행복도 안 입히고 비행기에 태운다.'는 식으로 자국민들에게 선전했다고 합니다. 이렇게 객실 여압이 되면서 3만 피트를 비행하는 대형 항공기를 몇 천 대나 만들어 본 경험은 결국, 보잉의 민수용 제트 여객기 사업에 결정적인 도움이 되었지요.
B-29는 비행성능도 좋았는데요. 3만 피트가 넘는 최대고도, 5000km가 넘어가는 작전행동반경, 덤으로 최대속도가 570km/h, 순항속도 350km/h 등등, 2차 대전에 실전 투입된 중(重)폭격기들 중에서는 최고의 비행성능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덕분에 미국만이 보유한 원시적인 레이더 연동 대공포를 제외한 타국의 대공포로는 요격이 거의 불가능했습니다.
이러한 성능의 핵심에는 출력이 2200마력(1640kW)에 달하는 Wright R-3350 Duplex-Cyclone 18기통 공랭식 성형엔진이 있었습니다. 이것이 4기 장착되었으며 엔진 자체 출력으로나, 합산으로나 당대의 폭격기 중에서는 최강이었습니다.
물론 강력한 성능을 자랑하는 엔진이었지만 냉각계통에 문제가 많았고 설상가상으로 엔진 무게를 줄이기 위해 여기저기 마그네슘 합금을 사용하는 바람에 엔진이 과열되면 바로 불타오르는 일이 잦았는데요. 시제기도 비행 테스트 도중 위의 문제로 추락, 급히 엔진커버를 더 잘라내 엔진에 더 많은 공기가 들어가도록 개량이 이루어졌지만 미봉책에 불과해서 B-29의 항공기관사들은 항상 엔진 온도에 신경을 써야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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