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o 17
도르니에(Dornier) 사가 개발한 독일의 경폭격기이자 일명 '비행하는 연필'(Fliegender Bleistift-flying pencil)입니다. 정말 잘 어울리는 별명인데, 가느다란 동체의 형태와 연필이 우드득 부러지듯이 연약한 내구도를 보여주었기 때문이었습니다. 생산 자체는 도르니어 사 이외에 HFW(헨쉘-Henschel-), HFB(블롬 운트 포스-Blohm & Voss-), 지벨(Siebel) 사에서도 진행되었습니다.
독일의 유명한 항공기 설계자인 클라우디우스 도르니에(Claudius Dornier)가 직접 설계한 기체입니다. 그러나 처음부터 폭격기로 쓰고자 만든 것이 아니다 보니 실제 전쟁에서 보여준 모습은 한심하기 짝이 없었습니다.
1932년에 제작의뢰를 받아 루프트한자의 여객수요를 위해 제작 첫 기체가 제작되었으나, 실제로는 여객수요가 아닌 우편배송용 기체로 널리 사용되었습니다. 그러나 히틀러 집권 이후, 독일이 본격적으로 재군비에 나서면서 독일 공군의 주목을 끌게 되고, 이후 폭격기로 개조되면서 엔진을 BMW의 BMW VI 수냉식 엔진으로 교체하여 속도를 향상시켜 고속 경폭격기로 포지셔닝했습니다. 이후 스페인 내전에서 대활약, 독일 공군을 만족시켰으며 다시 개량하여 E, F형이 나왔는데 이것이 Do 17 계열에서 가장 많은 수를 차지하는 핵심이었습니다. 제2차 세계대전 발발 이후, 폴란드와 노르웨이, 프랑스 침공 등지에서 대활약하였으나 Bf110, Ju87과 마찬가지로 영국 본토 항공전에서 좌절하고 말았습니다.
일단 Do 17은 근본적으로 경폭격기다 보니 폭장량이 많지 않았는데요. 이는 바다를 건너와야 하는 영국 폭격에는 매우 치명적이었으며 기껏 고생해서 날려도 큰 효과가 없었습니다. 거기에 나름 고속으로 만들었다지만 만들어진 연도가 1934년이다 보니 1940년이 되어서는 졸지에 저속 폭격기가 되었습니다. 더군다나 이 시기 생산모델의 경우, 원래 탑재되기로 한 엔진의 우선순위가 Bf109로 돌려지다보니 보다 좋지 못한 엔진을 탑재해서 속도가 더욱 안 나왔지요.
그렇다고 폭격기 자체무장이라도 강화하기에는 기체가 작고 가벼우며 엔진 힘이 약했던 관계로 불가능하여 결국 Do 17은 막대한 피해를 입고 영국 본토 항공전에서 패퇴했고, 그 자리는 He 111이나 Ju 88이 대신 채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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