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리스톨 스카웃
생산수는 그리 많지 않더라도 1차 대전 초반의 영국 전투기로 잘 알려진 브리스톨 스카웃은 원래 처음부터 전투기로 만들어진 기종은 아니었습니다. 그 설계는 전쟁 전에 인기를 끌기 시작한 에어 레이싱 대회에 참가하기 위한 경주용 레이서로 태어난 것으로, 작고 가벼운 기체에 로터리 엔진을 단발로 장비한 단좌 복엽기였습니다. 항공 여명기의 경량 스포츠기치고는 그 성능이 인상적이면서도 비행 성능도 안정적이었던 탓에 영국 해군과 육군 항공대에 의해 고속 정찰기(Scout)로 채택되었습니다.
초기 단좌기의 하나였던 브리스톨 스카웃은 약간의 개량을 거쳐 전투기로도 사용되기 시작했을 때만 하더라도 충분히 적기들에게 비해 성능 우위를 보였으나, 무장이 너무 빈약한데다 곧 프로펠러 동조 기관총이 나오기 시작하자 곧바로 구식으로 전락하고 말았습니다. 그러나 운용이 시작된 시점에서만 하더라도 이 기체는 조종사들에게 사랑받던 기체였으며 그 영향으로 인해 영국 조종사들은 1920년대 초까지 한동안 단좌 전투기는 스카웃으로 부르고 있었습니다.
마지막 형식이면서 가장 많이 만들어졌던 스카웃 D는 C형에서 개선할 부분에 관해 조종사들의 의견을 수렴하여 개량한 결과로 나왔습니다. 이 개량은 해군 조종사들의 요구로 먼저 시작되었는데, 해군이 처음 수령한 75대의 스카웃 중에서 17대를 골라 주날개의 상반각을 1.75도에서 3도로 더 치켜올리고, 방향타의 면적을 더 늘리며 보조 날개의 폭은 줄였습니다. 엔진 카울링은 아예 전면을 통해 실린더가 훤히 드러내어 냉각 공기의 유입이 더 수월해졌습니다. 이렇게 변경된 엔진 커버는 스카웃 B와 닮았지만 한 장의 철판으로 만들어진 것이었습니다.
이 개조는 출력이 100마력으로 향상된 놈 모노스파프(Gnome Monosoupape) 엔진을 장착하기 위한 것이었는데요. 이렇게 개량된 D형은 해군이 80대를 주문하고 육군항공대는 130대를 발주해 스카웃 전투기를 대표하는 형식이 되었지만, 이 때쯤 되면 브리스톨 스카웃이 가진 전투기로서의 생명은 끝나가고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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